번호 6
제목 문화칼럼 : 자살과 미술
작성일자 2018-06-17
조회수 41


 

'자살과 미술'

 


자살은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흉보(凶報)는 술추렴문자만큼 흔하다. 매일 35.9명의 자살! OECD 자살률 1위라는 수치스런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자살은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이 경찰 변사 자료를 활용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발생한 자살사망자 7만 명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한데 이어 오는 7월부터 정신과 상담료를 20%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자살공화국이란 오명!

? 어떻게? 라는 사회적 문제제기에 대한 어쩌라는 정부당국의 답안지다.

자살이유를 단순 변사자 통계나 우울증 상담비용을 낮춰 해결하겠다는 근시적이고 단편적인 시각이 놀랍기 그지없다.

진정 자살의 근본원인을 모르는 것인가!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극성스럽게 울어대는 국민의 고통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어리석음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살의 원인은 희망의 실종이다. 물질적 빈곤도 적잖게 자살에 영향을 끼치겠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정신적 빈곤이다.

세계 10위권에 달하는 경제 강국임을 제외해도 우리보다 못사는 수많은 국가의 자살률이 이를 설명해준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갉아먹는 것인가! 그림 그리는 미술인의 시선으로 자살의 환경을 곁눈질해 보았다.

현실의 삶은 각박하고 죽음은 피폐해진 삶과 영혼을 리턴시키는 유일한 탈출로다. 자살자의 기본인식이다.

삶의 목표에 부의 축적이 아닌 정신적 풍요가 중요하다는 것을 사회적 합의와 저변으로 확산시키는 것이 자살예방의 첫걸음이 아닐까라는 판단이다. 삶의 풍요를 살찌우는 문화융성이야말로 자살예방의 모범답안지란 의미다.


 

한 시대의 흐름에 이념이 뿌리라면 미술은 꽃이라는 말이 있다.

그림쟁이로서 붓질에 몰두하다보면 수시로 무아지경에 빠진다.

그 시간만큼은 잡생각은 물론 고민이나 배고픔까지 잊는다. 우울증에 미술치료가 도입된 것이 우연이 아님을 새삼 깨닫게 된다.

삶과 죽음사이엔 충동과 냉정한 성찰의 의식이 있다.

난 어디서 왔고 내 삶은 어떤 의미인가!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생명의 가치를 인지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결코 충동적인 자살의 유혹에 빠져들지 않을 것이다.


 

혹시 오늘의 삶이 팍팍하신가!

그러면 초등학교 때 그리던 색연필을 잡고 때 묻은 도화지를 펼쳐보시라.

무언가를 그리다 무아지경에 빠진다면 아름다운 나비의 날개 터는 황홀한 희망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노파심에 한마디! 그렇다고 그림쟁이의 길은 걷지 마시라. 1%의 블루칩 작가가 아닌 한 아주 춥고 배고픈 비애의 직업 중에 하나이니 말이다.
 
 
                                                           
                                                                                                                                         Art Director : 변 성연